뮤즐리, 그라놀라, 오버나이트 오트, 시리얼... 한국인의 아침밥상에 이런 외래어들이 사용되고, 이런 제품들을 즐겨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느낀 것이 꽤 오래전부터이다. 더 이상 쌀밥에 된장찌개로 아침을 시작하는 한국인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의 슈퍼마켓을 가보면 내 눈에 익숙한 외국회사들의 로고들과 상품들이 한국어로 이름을 달고 진열대에 나란히 놓여 있다. 바쁜 현대인들의 삶에서 간단하고 균형 잡힌 아침식사는 시간을 절약해 주며, 든든하게 집을 나섬과 동시에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이 외국식의 간편한 아침식사가 몸에는 정말 좋기만 할까?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내가 직접 만드는 초간단 그라놀라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 사먹지 않고 만들어 먹는 이유 또한 밝혀보려고 한다.
먼저, 나는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고 떡이나 빵처럼 입 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쫀득한 질감을 좋아한다. 스위스에 처음에 왔을 때, 이곳의 빵들과 함께하는 아침식사가 너무 좋았고, 항상 아침이 기다려졌다. 크로와상부터 바케트, 이탈리아 스타일의 흰 빵부터 어두운 갈색의 통밀빵까지 이곳에는 많은 빵 종류가 있고 매일 돌아가며 골라먹어도 질리지 않았었다. 특히 일요일에 먹는 땋은 머리처럼 보이는 빵인 조프(Zopf)는 스위스의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빵이다. 한국은 밀가루 음식과 빵을 지양하고, 수입 밀가루에 대한 경각심이 굉장히 많은데, 이곳은 빵이 우리의 밥과 같은 개념인 데다, 스위스는 자국산 밀가루를 꽤 많이 생산하여 수입에 의존하지 않는 듯 하다. 또 유기농 제품도 많이 있어 밀가루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은 밀가루에 대해 아주 특별한 경각심은 없지만, 트랜드에 따라 다이어트를 위해 빵을 점차 줄이려는 추세이다. 흰 빵보다 검은 빵을 먹으려는 의식도 많고, 빵 외에도 전반적으로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도 그중의 한 사람으로 빵을 매일 먹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체중조절과 건강한 먹거리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아주 큰 삶의 주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빵집 앞을 지나갈 때 맡게 되는 구수한 냄새가 이 다짐을 꼼짝없이 무너지게 할 적이 많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빵을 안 사는 것. 빵을 대신할 어떤 것이 필요했다.
다행이도 내가 빵 만큼 좋아하는 것이 내가 직접 만든 그라놀라이다. 수퍼마켓에서 좋은 것을 사면 될 것을 귀찮게 집에서 만드는 이유가 있는데, 가격 이외에도 내가 직접 그라놀라에 들어갈 재료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들어가는 설탕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시중에서 파는 시리얼 중에 특히 미국의 켈** 제품들은 비타민이 첨가되었다고 내세우며 간편한 아침식사로 마치 최고의 선택인 것 처럼 광고를 하지만, 설탕이 많이 들어있기로 악명이 높고 또 유전자 조작 작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많아 난 구매를 하지 않는다. 스위스는 오래전부터 스위스 뮤즐리로 사랑받아왔는데, 이는 의학박사였던 Dr. Bircher라는 사람이 환자들을 위해 균형 잡힌 영양식으로 개발했으며, 그의 이름을 따서 Bircher Müesli라고 불린다. 하지만 스위스에도 여러 가지 곡식과 과일 등이 들어간 무설탕의 뮤즐리도 있지만, 설탕이나 시럽, 액상과당을 첨가시키고, 초콜릿으로 버무린 아주 다디단 그라놀라도 많이 있다. 여기서 그라놀라는 이런 자연의 뮤즐리에 다른 재료들을 섞어 구운 것을 말한다. 물론 유기농으로 된, 설탕이 적게 들어가고 여러 가지 슈퍼푸드와 과일이 들어간 비싼 그라놀라도 많이 있다. 나는 무설탕의 순수한 5가지 곡식이 들어간 뮤즐리에 꿀만 넣어서 만들어 먹는데, 때때로 너트종류와 슈퍼푸드인 씨앗 종류를 바꾸어 가며 넣기도 한다.
지금부터 만드는 방법을 소개할텐데, 너무 간단해서 레시피도 사실 필요없다.
건강한 초간단 그라놀라 만드는 방법
재료
- 5콘 뮤즐리 혹은 오트밀 시리얼 250g (한국에서는 어떤 것들이 시중에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귀리만으로 된 오트밀도 좋다. 무조건 무설탕으로 구입하면 된다)
- 꿀 3 스푼 (액상형태가 만들기 편하다)
- 다진 너트 한 주먹 (난 집에있던 캐슈넛을 사용했다)
만드는 방법
1. 모든 재료를 볼에 넣고 수저로 저어 꿀이 뮤즐리에 골고루 묻을 수 있게 한다. 필요하면 꿀을 더 첨가한다.
2. 오븐판에 기름종이를 깔고 볼에 있는 뮤즐리를 위로 종이 위로 올린 후, 수저로 얇게 쫙 펴준다.
3. 200도로 맞춘 오븐에 넓게 편 뮤즐리를 넣고 7분동안 구워준다.
4. 7분 후에 판을 꺼내 나무주걱으로 뒤적여 밑에 깔려 있어 아직 안 구워진 뮤즐리를 밖으로 나오게 해 준다.
5. 판을 다시 오븐에 넣고 약 3분간 더 구워준다.
6. 브라운 색으로 다 구워진 뮤즐리를 판 째 꺼내 식힌 후에 통에 담아준다.
먹는 방법
자, 이제 설탕범벅 슈퍼마켓 그라놀라가 아닌 기분좋게 달고 바삭바삭한 베이직 그라놀라를 직접 만들어 보았다. 통에 넣고 그냥 오며 가며 간식처럼 주워 먹어도 좋고, 아침이나 오후 출출할때 무가당 그릭 요거트에 넣어 먹거나 오트밀 우유를 부어서 먹는다. 기호에 따라 꿀을 더 첨가하거나 딸기나 사과, 바나나 등의 과일을 올려서 먹어도 좋다. 나는 집에있는 무화과와 바나나, 냉동실의 산딸기 약간을 이용했다. 이 그라놀라는 크리스피한 식감을 보츙하기 위해 부드러운 뮤즐리 위에 조금 뿌려서 함께 먹어도 좋다.
En Guete! (스위스 독일어로 잘 먹겠습니다 라는 뜻)
다음 포스트에서는 스위스에서 탄생한 오리지널 뮤즐리 (Birchermüesli)의 배경과 역사 그리고 만드는 법에 대해서 다루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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