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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일상/스위스 요리

쉽고 맛있는 오리지날 스위스 뮤즐리 만드는 방법과 탄생 배경 / Original Swiss-Müesli Recipe

by 레이크 하우스 2023. 3. 22.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스위스독일어 단어 하나가 한국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뮤즐리"... 마트에 가도 미국의 켈로그 제품들과 나란히 진열돼 있다. 이 뮤즐리라는 특이한 이름의 못 보던 것이 건강한 아침식사로 좋다며 온라인 등으로 많이 퍼져 나가면서 정보와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인 라이프 스타일에 금방 합류된 것 같다. 또 해외여행으로 스위스나 인근 국가들을 다녀간 관광객들도 현지에서 보고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 뮤즐리에 다른 재료를 첨가해서 오븐에 바삭하게 구운 "그라놀라"도 인기가 좋다. 많은 헬창들과 건강전도사들이 자신들의 SNS에 예쁘게 토핑을 입힌 그라놀라를 아침으로 먹는 인증사진들을 올린다. 

 

오늘은 스위스가 그 원조국인 맛과 영양이 뛰어난 뮤즐리(Birchermüesli)의 탄생 배경과 이것을 쉽게 만드는 방법을 다루려고 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뮤즐리라는 음식을 먹는데 그 기원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해 이것을 오늘 블로그의 주제로 삼게 되었다.

마트에서 파는 봉지나 박스에 든 뮤즐리는 사실 뮤즐리를 만드는 재료 중 하나이고, 여기에다 신선한 재료 몇 가지를 추가해야 진짜 먹을 수 있는 뮤즐리가 된다. 뮤즐리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상품화되면서 원래의 뮤즐리에서 변질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아침식사로 많이 찾는 설탕범벅 시리얼 보다 건강면에서 월등한 것은 사실이다. 일단 뮤즐리의 곡류는 가공을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에 가까운 생식으로, 소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먹게 되어있다. 또 오리지널 뮤즐리는 단백질과 섬유소가 풍부한 귀리를 기본원료로 신선하게 그날 아침에 바로 만들어서 먹는다는 점에서 우유에 말아먹는 인스턴트 아침식사용 시리얼과 확연히 다르다.

 

1.  뮤즐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뮤즐리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 스위스의 의사였던 막시밀리안 오스카 비르커-벤너(Dr. Maximilian Oskar Bircher-Benner, 1867-1939)가 사과다이어트 식사로 만들었다. 이 음식은 그가 의사로 있던 취리히의 한 요양병원 <Lebendige Kraft(살아있는 힘)>에서 가볍고 소화가 잘 되는 저녁식사로 제공되었었다. 그는 스스로 황달기가 조금 있었고 위장이 안 좋았다고 하는데, 이 음식은 그가 자신의 병을 위해서 만든 것이기도 하다. 또한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등 그 당시 유명인사들을 비롯한 그의 환자들에게도 이 뮤즐리를 제공하였으며 이는 그가 강력히 믿던 생식법에서 나온 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음식을 익혀먹거나 가공해서 먹으면 건강에 해가 된다고 믿었었다. 그 당시 유럽에서는 사람들이 생과일과 채소를 병균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운 생각으로 먹지 않고 다 익히거나 가공해서 먹었다고 하며, 경제적인 능력이 있던 사람들은 고기를 주로 먹고 야채와 과일은 영양소가 적을 것이라고 하여 등한시했다고 한다. 이에 비르커는 문제를 인식하고 생식에 관한 연구를 하던 중, 알프스 등산 중 만난 한 낙농업자가 자신에게 대접한 심플한 음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알프스 지대에서 목축업을 하는 사람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이런 생식을 즐겨했었다고 한다. 또한 예부터 내려오던 조화로운 4가지 먹거리였던 과일, 너트, 우유 그리고 오트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었다. 

Birchermüesli의 창시자며 의사인 막시밀리안 오스카 비르커-벤너

 

2. 오리지널 뮤즐리 (Birchermüesli) 만드는 방법

 

재료 (1인분)

 

오트밀 1 스푼

우유 혹은 다른 식물성 우유

레몬

사과

다진 헤이즐넛 (호두나 아몬드도 가능)

기호에 따라 무가당 요구르트, 꿀, 계핏가루

비르커뮤즐리의 주재료들

 

만드는 순서

 

1. 오트밀은 찬 물을 잠길 정도로 부어 하루 전 날 밤 냉장고에 넣어둔다. 아침에 불린 오트밀에 우유를 부어 죽과 같은 형태를 만든다.

하루 전 날 냉장고에서 불린 오트밀

 

2. 사과를 깨끗하게 씻어 강판에 간다.

사과는 껍질째 갈아서 쓴다

 

3. 레몬을 반개의 즙을 짜서 오트밀과 사과와 함께 섞는다.

레몬즙의 양도 기호껏 조절해 준다

 

4. 다진 너트를 부어 저어주면 완성.

나는 오트밀우유와 피칸너트를 이용했고 요구르트,꿀, 시나몬가루 다 첨가해 주었다

 

5. 4번에다 기호에 따라 요구르트, 꿀, 시나몬가루를 첨가해 맛을 낸다.

Original Bircherm&uuml;esli 다 만든 오리지날 비르커뮤즐리

 

3. Birchermüesli 에는 Mus(독일어로 Maus이자 *쥐*의 스위스 독일어)가 들어있다?

 

스위스는 크기가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칸톤별로 지역어가 따로 발달되어 있으며(한국과 매우 비슷하다), 크게 보면 스위스독일어는 독일의 High German과 많은 차이가 있어 독일인들을 위한 스위스독일어 코스가 있을 정도이다. 스위스는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다는 지형적인 이유로 이웃나라와 교류가 제한되어 있었기에 언어도 자신들 세계 안에서 독특하게 발달시켜 왔다. 특히 스위스 독일어는 체계적인 문법이 존재한다기보다는 구어로서 입에서 입으로 발전되었다. 때문에 차가운 느낌의 정통 독일어에 비해 스위스독일어는 굉장히 친근하고 인간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많은 것들이 주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 헷갈리기도 하고, 정통 독일어와의 미세한 뜻과 발음차이로 인해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Müesli는 스위스독일어 단어인데 영어로는 Meusli라고 번역되며 Müsli는 독일어식 표현인데, 잘 살펴보면 Müesli는 독일어식 단어보다 e가 하나 더 붙어있다. 그 이유는 Müesli가 Mues(무스: 뮤즐리의 질감이 무스의 질감과 비슷함)에서 온 것이지 Mus(쥐: Muus라고 발음함)에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뮤즐리를 언급할 때 쥐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머릿속에서 오트밀이 쌓여있는 창고 안에서 사는 쥐들을 떠올리며 뮤즐리는 쥐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이라던지 뮤즐리를 먹는 사람들이 쥐와 같다는 뜻인 줄 알았었다. 스위스가 이러한 이미지를 특별히 반길 이유가 없기에 뮤즐리를 정통적으로 Müesli라고 표기하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4. 현재까지 이르는 뮤즐리의 영양적, 문화적 가치 

 

1940년대부터 비르커뮤즐리는 스위스의 가정에서는 간편하고 영양 있는 저녁식사로 자주 등장했으며 병원이나 학교, 군대등에서도 대량급식으로 제공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세계 어느 곳의 호텔에 가도 아침뷔페나 브런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또한 만드는 방법도 달라지기 시작해 사과가 아닌 베리종류나 다른 마른 과일을 넣기도 하고 트렌디한 슈퍼푸드도 첨가하고, 토핑도 자유롭게 장식한다. 또한 마켓에서도 소형포장되어 냉장고에 진열되어 팔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소한으로 가공되어 본연의 자연 원재료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집 밖에서 접해도 특히 해가 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심플하고, 맛있고, 영양가 많은 뮤즐리를 자신 혹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끔씩 집에서 신선하게 만들어 먹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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