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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암스테르담, 네덜란드

Amsterdam - 암스테르담의 거리에는 어디서나 달콤한 냄새가 난다 / 3박4일 여행 리뷰 1/ 암스테르담 가기 전 알면 좋은 것들

by 레이크 하우스 2023. 3. 16.

내가 아들과 암스테르담 여행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아... 거기 너무 예뻤어! 나도 또 가고싶다..." 라는 거였고, 두 번째는 "어, 너 그거하러 가는거야? 아들하고 같이 하려고?" 라며 짓궂게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여기서 그것이란 다름 아닌 대마초로, 암스테르담에서는 합법이다.  이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자신 스스로 대마초를 태우는지 내가 알 바 없으나, 아들은 아직 13살이었고, 나는 그런 부분에 전혀 관심이 없기에 나의 여행은 순전히 관광 목적이었다. 그리고... 렘브란트였다.

 

암스테르담 여행 전 알아야 할 것들

 

2010년 정도까지 취리히에서 한국으로 들어갈때 나는 KLM 네덜란드 항공을 자주 이용하곤 했다. 다른 교민들은 직항인 대한항공도 많이 타고 다녔는데, 나는 조금 더 저렴하고 대신 갈아타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경유노선을 선택했다. 그래서 암스테르담 공항은 자주 갔었지만 그저 공항 안에서만 한두 시간 있었던 게 다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실, 밤 기차를 아들이랑 경험 삼아 타 볼까 했었다. 알아보니 취리히에서 저녁에 타고 침대칸에서 자면서 가면 아침에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는 노선이 있었는데, 글쎄 가격이 비행기 티켓보다 50%는 비쌌다. 그래서 그냥 2시간도 안 걸리는 비행을 택했다.
암스테르담 Schiphol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금방 암스테르담 중심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때는 나의 여행을 자세히 기록할 계획이 없었기에 특별히 노트에다 모든 것을 일일히 기록하지 않았다. 사실 지금 이 리뷰도 나의 기억과 사진에 의존하는 것이기에 아주 자세한 정보는 드릴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한 것들을 나누는 것이니 사실성에는 반문의 여지가 없다.

 

1. 암스테르담에서는 현금이 무용지물이다

 

암스테르담에서 내가 통털어 가장 황당했던 것은 현금이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디에서나 카드로 페이 하는 것을 더 선호했고, 나아가 현금지불이 전혀 불가능한 곳이 많았다. 나는 신용카드의 수수료를 뺏기고 싶지 않아서 스위스에서 유로화폐를 찾아서 가져갔었다. 또 3박 4일의 짧은 일정이었기에 돈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았었다. 나도 스위스에서 카드나 폰으로 지불하는 것을 선호해서 지갑에 현금이 거의 들어있지 않았고 카드가 익숙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물 한 병을 사려는 외국관광객들한테도 카드사용을 요구한다는 것에 놀랐다. 지하철 표를 살 때, 레스토랑과 카페등 작은 돈이 나갈 때도 현금거래가 잘 통하지 않는다. 알고 봤더니 많은 EU 국가들이 코로나와 함께 이러한 전자지불 시스템을 발전시켰고, 특히 네덜란드,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이렇게 전반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 법적으로 완전히 규정지어진 것이 아니라서, 기계사용만 아니라면 가계 주인들과는 약간의 융통성이 존재한다. 내가 묵었던 호텔도 처음엔 현금 거부를 했는데, 내가 카드가 없다고 하니 거스름돈을 안 받는 조건으로 해서 현금페이가 겨우 이루어졌다.

기차역에서 내려와 시내로 가는 길에 우편으로 보이는 운하. 호텔 건너편이다.

 

2. 암스테르담의 건축양식은 좁다, 길다, 높다 그리고 오래되었다

 

호텔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가 아들과 3박을 했던 이 호텔, 여행자들에게 정말로 강추한다. 기차역에서 나와 시내 중심의 큰 대로변쪽으로 걸어 내려오면 10분도 안 걸리는 위치에 있다. Booking.com에서 예약한 X Hotel ( Hotel The Excange)라는 호텔이다. 카테고리는 별 3개라고 되어 있었는데 와 보니 별 그림은 안 보였다. 나는 여행할 때, 아주 드문 경우에 4성급 호텔에 묵는다. 왜냐하면, 유럽은 워낙 관광역사가 오래되어 호텔들이 많고, 3성급 호텔도 괜찮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 3성급 호텔도 나 혼자 묵기엔 충분히 크고 편하다. 짧은 도시여행들은 관광 후 피곤한 다리를 쉬고 아침에 다시 일찍 나오느라 호텔을 즐길 시간도 없다. 물론 휴양지에 간다면 호텔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 수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더 안락하고 좋은 호텔에 묵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Booking.com에서 이 호텔을 찾아보면, 모든 방 하나하나가 다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을 레노베이션 할때 새로 만든 컨셉이라고 하는데, 너무 재미있게 꾸며진 방들의 사진을 보며 과연 어떤 방이 예약이 될까 궁금했었다. 호텔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 입구가 너무 작아 거의 지나칠 뻔했었다. 복도가 여기로 어떻게 사람들이 다니지 할 만큼 좁아 성인 둘이 마주치면 한 사람이 몸을 돌려야 지나칠 수 있다. 아들이 좀 실망했나 싶어 눈치를 보니 별생각 없어 보여 다행이었다. 4층 방 카드를 받고 짐 들어주는 분이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낡은 엘리베이터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별 기대 없이 문을 여는 순간 우리 둘 입에서는 우와! 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방은 작고 더블침대 하나로 꽉 찼는데, 블랙 앤 화이트로 꾸민 천장도 나지막한 방이 너무 특이하고 예뻤다. 지붕이 보이는 작은 창문도 아늑했고, 샤워실과 화장실도 모던하고 따로 있어서 며칠 묵는 것에 불편한 것이 전혀 없었다. 아래층 호텔 입구 옆에는 호텔과 연계되어 있는 작은 카페가 있어 호텔 투숙객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커피와 핫초콜릿이 맛있지만, 가격은 스위스보다 싸지 않다.

호텔 입구다. 이렇게 좁은 건물의 입구들이 아주 많은데 들어가면 안 쪽으로 엄청 길고 깊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올 것 같은 방. 수틀에 천을 씌워 데코레이션 했다.

 

3. 암스테르담의 거리엔 항상 달콤한 냄새가 난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바로 팬케이크와 핫쵸콜렛이다. 아니 지금 음식이라고 했나? 팬케이크가..? 그렇다. 여기서 팬케이크는 한 끼 식사로 할 수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이 식사를 햄과 치즈등을 올려 짭짤하게 먹을 수도 있고, 딸기등의 과일과 초콜릿시럽, 화이트초콜릿 플레이크를 뿌려 달달하게 먹을 수도 있다. 이 팬케이크 레스토랑은 한 집 건너 하나씩 있고, 이 팬케이크 굽는 냄새가 거리 구석구석 배어있어 달콤하다. 우리 아들이 언젠가 네덜란드에서 온 친구집에 가면 항상 팬케이크 냄새가 난다고 했었다(그 친구는 우리 집에서는 간장냄새가 난다고 했었다... 환기를 좀 더 잘 시켜야 하겠다:)). 다른 유명한 음식은 바로 헤링(소금에 생으로 절인 바다생선)과 감자튀김, 치즈튀김이 있고 또 미트볼도 전통음식 중 하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북유럽 국가들은 음식이 매우 심플하고 단 음식의 소비가 많다. 길을 걷다 보면 정말 많이 보이는 캔디숍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세상의 달디 단 사탕, 젤리, 마시멜로, 초콜릿 등이 모두 모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레인보우 칼라에 현혹되어 들어가 보면 정신이 없을 정도로 색색의 칼라에 없는 것이 없다. 아마 미국에서 수입한 것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물론 이런 가계는 자국민도 물론이지만 관관객 들도 이끌려 들어가서 소비하게 만든다.

생각보다 꽤 커서 한 끼 식사로 맛과 양은 충족이 되나 영양면으로 봤을 땐...한 번으로 만족하자

 

이 많은 젤리들... 하지만 이 부분은 다만 빙산의 일각아다

 

4. 트람 티켓은 달리는 트람 안에 직원이 앉아있는 곳에서 살 수가 있다.

여행자용 공공교통 패스 종류는 기차역에서 나오면 앞에 보이는 하얀색 건물에서 살 수 있는데, 여기서 3일 짜리 트람권과 여러 가지 관광객용 팸플릿을 들고 나왔다. 처음 트람을 탔을 때, 나는 모든 시스템을 전자식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정책에 이건 또 무슨 뒤통수 치는 경우인가 싶어서 웃음이 나왔다. 트람 중간에 은행 창구처럼 한 직원이 앉아 있고, 트람 티켓을 직접 살 수 있게 해 놓았던 것이었다. 꼭 한국에서 그 옛날 버스 안에서 있었던 안내원 생각이 났다. 그래도 구식이라도 기계가 아닌 사람을 상대하면서 표도 사고 길도 물어볼 수 있어 정겹다. 앞으로 얼마동안 이 시스템이 지속 될까.

첫날은 걷다가 또 트람도 타다가 하면서 시내 구경을 좀 했다. 8월의 여름날씨가 아주 덥지는 않아 긴 소매의 얇은 재킷이 고마웠다. 공기가 뜨겁지는 않은데 해는 길고 은근히 강하다. 좁은 골목과 다리 위를 걸으면서 내려다본, 스위스의 투명한 파란색의 호수보다 훨씬 짙은, 녹갈색의 불투명한 운하의 물 색갈은 또 그 나름대로 주위의 경관과 어울리며 예쁘다. 아마 바닷물이 많이 섞인 데다 아주 많이 깊어서 일 것이다. 이 100km 이상의 길이를 자랑하는 암스테르담은 운하(Amsterdam-Rijnkanaaal)에는 1500여 개의 다리가 있다고 하는데, 이번 3박 4일의 여행으로 과연 몇 개의 다리를 건너볼 수 있을까? 내일은 아들과 뮤지엄도 가고 저 크루즈도 타 봐야지 생각했다. 아들이 아주 잘 따라주어 여행이 편하다. 원하던 옷 쇼핑도 꼭 하게 해 주어야지.

운하는 예로부터 중요한 운송로였다. 지금 배나 크루즈들은 물론 관광객을 끄는 매력이 되었다.

 

짙은 녹회갈색의 운하가 주위의 건물들과 배들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작고 깨끗한 한 골목길이다. 골목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고 느낌에 차이가 있다

 
갔다 온 지 6개월도 더 되었는데 또 가고 싶다. 암스테르담의 중독성에 빠진 건가? 참 이 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포함, 다음 편에서는 암스테르담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 5번부터 또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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