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생활3 취리히 호수 위를 운항하는 여객선 동네 취리히 호수 오후 산책하기 지중해 지역과 남부 유럽을 제외하고 겨울의 유럽은 대체적으로 회색빛 하늘에 건조한 공기, 그리고 때때로 뼛 속을 파고드는 것 같은 날카로운 한기가 느껴지는 날들이 많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은 오히려 포근한데, 건조하고 차가운 겨울 날씨에는 정말 밖에 나가고 싶지 않다. 그런데 올 겨울 스위스는 이상 기온으로 유래 없이 포근했고, 눈이 많이 안 와서 많은 스위스의 겨울 스포츠팬들은 스키장에 눈이 적게 쌓여 인공눈을 뿌리게 되면 스키 타는 맛이 안 날 거라며 걱정들을 했다. 나는 이렇게 따뜻한 겨울 덕에 옷으로 몸을 꽁꽁 싸매지 않을 수 있어 좋았다. 원래 취리히의 1, 2월은 눈이 가장 많이 오고, 가끔 눈보라가 치며, 눈이 길에 많이 쌓여 새벽부터 제설차들이 분주히 돌아.. 2023. 3. 3. 루체른 호수 - 내가 처음 호수를 보았을때 스위스 오기 전 내가 했던 상상속의 스위스 우리가 스위스라는 나라를 얘기할 때 흔히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저 멀리 뒤로는 눈이 꼭대기에 하얗게 보이는 산들이 있고, 앞에는 푸른 언덕 위에 아기 자기한 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소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는 모습이다. 혹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빨간 기차가 파란 하늘과 푸르른 초원을 가로질러 달리는 모습, 또 비현실적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거울 같은 호수에 비친 절벽과 산들, 또는 예쁜 들꽃들이 그것이다. 소설 알프스 소녀 하이디나 The Sound of Music (사실 오스트리아 알프스가 배경)에 비추어 진 그림같은 풍경들이 그것이다. 한 그림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다 들어가 있다는 그것 말이다. (라우터브룬넨, 베른 Lauterbru.. 2023. 2. 28. 취리히 호수 Zürichsee - 2월 아침의 스위스 호숫가 취리히 호수 산책으로 아침의 시작을 하다 아침에 눈이 일찍 떠졌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가 밖을 내다보니 갈색의 종이상자들이 거리에 나와있었다. 이웃들이 어젯밤에 내어 놓은 것들이었다. 아... 오늘 박스 수거날이구나! 맘이 바빴던 탓에 달력에 적힌 날짜 체크를 못 했나 보다. 스위스는 동네마다 날을 정해놓고 주민들이 집 앞에 내어놓은 쓰레기봉투와 음식쓰레기, 신문종이류, 박스류 등등을 아침에 큰 차가 골목골목 다니며 수거한다. 일반 유리병, 알루미늄등은 수거 컨테이너가 보통 기차역이나 버스 정류장, 공용주차장등에 따로 있어 모아 두었다가 오며 가며 버릴 수 있다. 또 페트병이나 플라스틱병, 건전지 등은 슈퍼마켓에 수거코너가 있어 장 보러 갈 때 가져가면 그때그때 버릴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 2023. 2. 24. 이전 1 다음